이낙연 총리의 '막걸리 정치'

입력 2018-12-19 19:22  



(정치부 김채연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막걸리 소통’의 대가다. 이 총리가 주재하는 식사 자리엔 어김없이 막걸리가 등장할 정도다.

이 총리는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에 지명된 뒤 기자들에게 “총리가 되면 앞으로 함께 막걸리 마실 분들이 너무 많아져 걱정인데 체력이 받쳐주는 한 저수지 몇 개 정도는 마셔야죠”라고 소통 공약을 내세웠다. 그의 이런 공약은 허언이 아니었다. 이 총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정·재계 등 각 분야 인사들과 식사 자리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현안 얘기를 비롯해 다양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늘려왔다. 이 총리는 특히 야당 인사들과도 수시로 만나 국정 운영에 협조를 구해왔다. 이 총리는 한 자리에서 막걸리 750ml짜리 5~ 6통 정도는 거뜬히 마신다고 한다.

이 총리의 ‘막걸리 정치’에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다. 이 총리는 참석자의 특성에 맞춰 막걸리를 선별해 준비한다고 한다. 식사 참석자의 고향이 전남일 경우 전남 지역의 전통 막걸리를 준비한다. 또 대구에서 개최된 식사 자리에서는 반드시 대구 지역의 전통 막걸리를 마신다. 식사 자리의 참석자 입장에선 오랜만에 지역 막걸리를 곁들이며 고향의 향수를 느끼는 동시에 이 총리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는 식사 참석자의 고향이나 취향을 미리 파악해 해당 막걸리를 공수하게끔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의 막걸리 소통이 워낙 유명해져 참석자가 직접 자신의 지역 막걸리를 준비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총리의 막걸리 예찬은 과거 정치인 시절부터 유별났다. 그는 전남도지사 시절에도 지역 인사들과 지역 막걸리를 마시며 수시로 만났다. 이 총리는 막걸리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막걸리는 배가 불러 안주를 많이 먹을 수 없어 건강에 좋고, 천천히 마실수 있어 과음을 하지 않고 상대방과 담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막걸리는 가격이 저렴한데다 금방 배가 불러 2차를 안 가게 돼 집에 일찍 귀가하고 다음날 일정에도 지장이 없어 좋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동안 총리 공관에서 열리는 식사 자리엔 보통 와인 등이 올라오곤 했는데 이 총리 취임 뒤에는 가격이 저렴한 막걸리가 등장하면서 예산이 오히려 남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총리가 지지율 상승세를 소통 뿐만 아니라 책임 총리로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영향이 컸다. 이 총리는 대형 사건 등이 터질 때마다 즉각 현장으로 달려갔고, 장관을 비롯한 책임자들의 대응이 부실했을 때에는 엄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치권 관계자는 “2022년 대선까지는 시간이 3년 가까이 남아 지금부터 대망론이 나오는 것은 좋은 것만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총리가 워낙 실수가 없고 꼼꼼한 성격이라 국민의 지지를 계속 받는다면 현재의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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